일지

날짜 7월 27일 날씨 🌥
주제: 유대인 묘지 내 나무
오늘은 학교 답사날이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유대인 묘지. 그곳의 묘석들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수업이다. 원래 유대인 묘지는 잘 가꾸어진 나무들만 있다. 하지만 세계 대전과 동독 시기를 거치며 이곳을 식물들이 점령한다. 이 나무들은 무덤에서 올라와 묘석을 부수고, 묘지의 길을 울퉁불퉁하게 융기시킨다. 수십년간 느리면서 또 매우 빠른 이 강력한 힘들은 묘지와 뒤섞여 거대한 숲과 같은 풍경을 만든다. 한편 유대인 묘석들은 찌윤 Zijun 이라고 불리는 형태로 이뤄져있는데, 돌을 조각해서 마치 목재위에 돌판이 있는 것처럼 만드는 묘석이 즐비하다. 나무와 나무를 흉내내는 돌들 사이의 풍광은 독일인들이 유대인에 저지른 과오와 반성과 시간이 만든 자연이 뒤섞인 융합체일 것이다.